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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FS 2023 Japan에 다녀와서

  • 2023.11.06 15:55

대한건축학회지 202311월호(pp.91-94) 자유기고

 

WCFS 2023 Japan에 다녀와서

After the participation in WCFS 2023 Japan

 

머리말

기후변화, 바다의 수위 상승, 홍수에 따른 재난 등이 언급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대안으로 플로팅 건축이 제시된다. 특히 국토의 많은 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플로팅 건축에 익숙하다. 네덜란드에는 플로팅 건축을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건축사무소 “Waterstudio”도 있고, 한발 더 나아가 플로팅 도시를 연구하고 추구하는 “Blue21”도 있다.

플로팅 건축 관련 국제학술대회는 유럽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ICAADE(International Conference on Amphibious Architecture, Design and Engineering)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개최되는 WCFS(World Conference on Floating Solutions)를 들 수 있다.

ICAADE는 플로팅 건축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WCFS는 플로팅 건축뿐만 아니라 플로팅 풍력, 플로팅 바다 양식, 기타 등 기술적인 내용도 많고 보다 다양한 주제가 다루어진다. 나는 ICAADE 2019(바르샤바, 폴란드)에 참석했던 인연으로 WCFS 2023 Japan 정보를 접할 수 있어서 이번 학술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학회 개요

첫 번째 WCFS는 싱가포르 플로팅 솔루션 협회가 주관하여 2019년 싱가포르에서 열렸고, 다음 해인 2020년에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개최되었고, 내년에는 홍콩에서 열리는 것으로 공지되었다. 이번 WCFS 2023 Japan2023828일부터 30일까지(30일은 Technical Tour) 도쿄 日本大學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의 주제는 "Floating Solutions for the Next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 개발 목표)"로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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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발표 분야는 도시계획(Urban Planning), 건축(Architecture), 기후변화 및 재난(Climate Change and Disaster), 저 탄소 에너지(Low Carbon Energy), 기술/혁신(Technology/Innovation), 해양 양식(Food), 기타(Others) 등으로 나누어졌다.

Keynote Speech828Takeshi Kinoshita, Toshio Nakajima(일본의 전문가), 829Stefan Huebner, Rutger de Graaf-van Dinther, Koen Olthuis(유럽의 전문가)의 발표가 있었다. 특히 유럽의 후반 두 발표자는 플로팅 건축과 플로팅 도시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실무적인 사례를 곁들인 좋은 발표를 해주었다.

 

논문 발표

여느 학술대회처럼 초록을 제출하고 승인받고, 본 논문을 제출하고 승인받고, 등록(Technical Tour 포함)하는 등 절차를 밟았다. 참가 날짜에 맞춰서 발표용 파워포인트 파일을 만들어 지참하고 일본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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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논문은 2022년 군산 지역에서 부유체업체로부터 의뢰받아서 수행한 연구과제(새만금 플로팅 레저문화시설 단지계획 기획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작성하였다. 연구 제목은 “A design proposal of floating leisure and culture facilities in Saemangeum area”로 정하고, 연구과제 시 플로팅 레저문화시설의 계획 과정과 결과에 따른 도면과 이미지 등을 가지고 발표하였다.

논문발표 후 폰툰 재료를 콘크리트로 선정한 이유에 대하여 질의/응답이 있었고, 쉬는 시간에는 독일계 폰툰 회사(FlexBase) 임원이 찾아와서, 필자가 콘크리트 폰툰의 단점으로 설명했던 누수로 인한 침수 위험성과 꾸준한 유지관리의 문제점에 대하여, 자기 회사 제품은 “Unsinkable & No Maintenance”라고 하면서 홍보한다. 또한 핀란드의 플로팅 엔니지어링 회사(BLUET) 임원도 자기 회사가 관여한 헬싱키 바다 수영장팸플릿을 보여주면서, 필자가 제시한 디자인과 유사하니 자기 회사를 검토해달라고 한다. 필자는 2019년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 협력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학회에서 보고 배운 것

여러 세션이 나누어져 진행되는 바람에 도시계획과 건축 부분을 중심으로 발표장에 참석하였다. 다른 부분은 요약이나 논문집을 통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플로팅 건축도 본연의 건립 목적인 상부의 건축이 중요하고 폰툰은 부차적이라는 원론적인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간은 플로팅 건축을 계획할 때는 폰툰의 부담을 고려하여 상부 건축물은 가능한 한 경량으로 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갖고 있었다. 이번 일본 연구자가 싱가포르에 제안한 플로팅 고층 아파트(51) 디자인을 보면서 일단 상부 건축물을 제대로 계획하고, 이를 물에 띄우는데 필요한 폰툰을 디자인하는 원칙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사한 사례로 시미즈 건설의 다양한 매가 프로젝트 제안도 소개되었는데, 즉 해안을 매립하는 대신 대규모 플로팅 대지 조성하고 고층 아파트 등을 건립하는 방안도 제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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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위가 높아져서 물에 잠기고 있는 인도양의 작은 나라(인구 약 52만명) 몰디브(Maldives)를 플로팅 건축을 이용하여 재건하는 프로젝트도 소개되었다. 그간 아이디어와 그림으로만 제안되었던 나라의 디자인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네덜란드 소재 건축회사 “Waterstudio“의 발표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공법과 도면이 제시되는 것을 보면 몇 년 이내에 본격적으로 건립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플로팅 개발에서 우려되는 환경 파괴의 측면에서 다양한 환경 영향 평가의 새로운 틀(framework)이나 항목 등에 연구도 보였다.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플로팅 건축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그림자가 주는 수중 생태계에 대한 영향이다. 물의 온도변화나 파도에 대한 영향도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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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툰의 모듈화에 따른 연구도 많이 보였다. 플로팅 풍력발전 시설이나 건축물의 폰툰에서 모듈화가 필요함은 당연하고, 접합부의 처리가 Rigid 또는 Flexible로 나뉘는데, 이것이 주된 연구과제가 되고 있다. 폰툰의 하부에 Airtight Bag을 설치하여 진공으로 처리하는 모듈러 진공 플로팅 플랫 홈도 제안되었다.

플로팅 원자력 발전소의 타당성, 플로팅 건축/도시의 법적인 정의, 수중 공간 활용(관측소, 호텔, 레스토랑, 데이터 센터,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등) 방안에 관한 연구도 있었다.

플로팅 건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사회적 수용성(Social Acceptance)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즉 공공이나 민간에서 플로팅 건축 건립을 기획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학술대회 마무리 행사로 Technical Tour가 있었다. 30여 명이 도쿄만에 인접한 건물에 모여서 학술대회 후원 회사의 도쿄만에 관련된 개발계획, 다양한 기술 적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관심을 끈 것은 플로팅 설비의 로봇을 이용하여 해양쓰레기를 수집하는 장비가 사용되고 있었다.

관광선을 타고 도쿄만과 이에 연결된 운하를 둘러보면서 2시간 반 정도를 보냈다. 예전에 보았던 플로팅 레스토랑 옆에 소규모 플로팅 숙소와 다목적 건물이 추가되었다. 몇 년 전에 소규모인 플로팅 레스토랑을 방문하여 맥주를 마시며 운하의 운치를 즐겼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 플로팅 레스토랑은 건축물로 지어지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추가로 지어진 플로팅 숙소나 다목적 건물도 여전히 건축으로 허가받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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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했던 시미즈 건설 연구원에게 우리나라의 건축법에는 플로팅 건축에 대한 항목이 추가되어 건축법으로 신축하는 것이 가능함을 설명해주었다. 일본의 경우 건축법으로는 플로팅 건축이 아직도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Technical Tour를 마치고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술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하면서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몇몇 사람하고는 벌써 친해져서 헤어지기가 아쉬웠다. 내년 홍콩에서 만나기로 하면서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맺음말

국제학술대회는 연구자들이 주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장으로만 생각했다. 이번에 참여하면서 특별하게 느낀 점은 사업자들은 전시도 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구자에게 접근하여 제품을 홍보하며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학술대회에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플로팅 사업 관계자들도 참여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 참가자 경우도 연구자와 사업자가 반반이었다.

이 학술대회 덕분에 오랜만에 도쿄의 일반건축도 둘러볼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Archdaily2022429일 기사 “Tokyo Architecture City Guide: 30 Iconic Buildings to Visit in Japan's Capital City”를 참고하여 학술대회 전후로 시간을 내서 주요 건축물의 답사를 진행하였다.